'주말에는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옛날 배낭여행 하던 시절을 떠올려야겠다' 라고 생각한지 근 4년만에 드디어 6월 초 금요일 저녁 실행에 옮겼다.
장소는 젊음이 넘치는 홍대앞 으로 정하고 합정역에 내려 급하게 검색한 게스트하우스에 연락했다.
마침 6인 도미토리가 비어서 2만3천원에 하루 숙박을 결정했다.
아무도 없는 도미토리를 나혼자 사용하는 호사는 인도 시킴에서 누리고는 오랜만이다.
그땐 오랜 여행이 가져온 공허함 때문에 함께 숙박 하는 여행자가 있었으면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맞지 않는 음식과 물 탓에 기운도 없었으며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었던 배고팠던 그 시절과 반복되는 일상에 일탈하고픈 배부른 지금이 만든 차이 일 것이다.
창가 2층 침대 아랫칸에 자리 잡고 스텐드 불빛에서 여행가이드 책을 읽을 때의 호젓함은 내가 대도심 한가운데 있음을 잊게한다.
시장기가 돌아 한참 거실에서 게임을 하던 지킴이분께 맛집을 물어보고 홍대거리로 나섰다.
저녁은 어떤 걸 먹을까 이리저리 눈을 돌리며 거리를 걷는다.
다양한 테마의 까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라고 유혹하고 있다.
귀여운 레고 까페를 지나니 우크렐레 가게가 나온다.
호주 있을 때 우쿠렐레를 연주하고자 쉬는 날마다 연습하던 동생이 있었는데 꾸준히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걸 보고 그 뒤부턴 관심을 두지 않던 악기다.
하지만 예쁜 녀석들을 골라 착한 세일가격과 같이 전시해두니 눈길이 돌아간다.
특히 9만8천원하는 뽀로로 우크렐레는 누가 주인이 될지 궁금하다.
하와이를 꿈 꾸는 누군가의 꿈의 악기라 언젠가 집에 한대 챙겨와야할지도 모르겠다.
혼자 먹을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친구들과 모여 한잔 나눌만한 포차들 사이로 낯선 햄버거집이 있다.
마치 케밥과 같은 이 음식을 시켰다.
맘스터치와 비슷한 비주얼이지만 맛은 케밥에 가깝다.
처음엔 혼자 있었는데 다 먹을때 쯤 커플들, 친구들, 끼리끼리 들어오더니 자리를 꽉채운다.
홍대거리가 북적이기 시작한건가 괜히 설렌다.
합정에서 홍대까지 빙빙 둘러 걸으면서 거리를 눈에 담는다.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를 걷듯 성당도 보이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고디바의 이름을 빌린 초콜렛 가게가 고급스런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빌딩 반지하 공연장과 수많은 인파를 지나 홍대 건물을 마주 한다.
홍대 정문에서 큰길로 걸어나와 야외 버스킹과 댄싱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산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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