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영화 10

황혼에서 새벽까지

은행에서 돈을 훔쳐 도주하면서 살인을 저지른 2인조 형제 강도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그들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 자신들을 도피시켜줄 브로커와 약속한 주점에 들어간다. 여기서도 이들의 똘끼 가득한 행동은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강도 1명, 강도의 인질이던 1명 해서 2명만 살아남아 아침의 태양을 맞이한다. 동료를 잃은 강도는 원래 목적지인 엘레이를 향해 가고 가족과 같이 있다가 혼자 살아남은 인질 1명이 타고온 캠핑카를 타고 떠나면서 영화는 끝난다. 영화가 개봉한 1996년은 한국도 IMF 사태가 닥치기 전이라 활기가 넘칠 때였다. 그 시절 영화를 보고 있으니 그 시절 생각이 난다. 30대 중반의 쿠엔틴 타란티노와 조지 클루니, 엣딘 줄리엣 루이스와 육감적인 살마 아예크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중년을 넘어 ..

미디어/영화 2022.05.11

[영화] 바다가 들린다

'바다가 들린다'는 도쿄 전철 승강장에서 낯익은 여성을 보고 놀라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네다공항에서 '고치'로 떠나는 비행기 장면이 나오고 주인공은 2년전 고등학교 2학년 한여름의 기억을 꺼낸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 모리사키 타쿠는 친구 마츠노 유타카의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학교로 달려간다. 마츠노는 무토 리카코라는 여학생이 도쿄에서 고치로 전학 온 것을 모리사키에게 얘기해준다. 고치는 일본의 외지에 위치하고 있다. 혼슈에서 세토 내해를 건너야 시코쿠에서도 남쪽 변두리이다. 그래서 여기는 인구가 적어 보통 학생들은 중학교 때 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쭉 같은 학교로 진학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의 진학률이 떨어져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교토로..

미디어/영화 2021.11.25

[영화] 일본 산골마을의 가슴아픈 풍습 _나라야마 부시코

일본의 외딴 산골마을, 척박한 환경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지만 먹을 것은 항상 부족하다. 가끔씩 들르는 소금장수 외에는 마을밖 소식을 전할 사람이 없다. 소금장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데 짝을 지어줄 과부와 홀아비를 연결해주고 여자애들은 소금 얼마로 데려가 입을 줄여주기도 한다. 나라야마 산속 오지 마을인 이 곳에는 공동체 유지를 위한 규칙이 있다. -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남자애기는 입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밭에 버려진다. - 나이 70이 되면 나라야마 산속 깊은 곳에 버려진다. - 장남 이외에는 장가를 가지 못한다. - 다른 집의 음식을 훔치면 생명을 내놓아야 한다. 주인공 타츠헤이는 풍습을 지키는 것을 중요시하는 어머니 오린을 모시고 동생과 아들 둘을 데리고 살아간다. 오린은..

미디어/영화 2021.07.07

[영화] 중년과 소녀의 우정 _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영화는 '파도가 있는 창가' 라는 소설이 2018년도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는 라디오 음성과 함께 학생들이 뛰어노는 학교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매미소리가 울려퍼지는 창문열린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있다 일어나는 멍한 표정의 여학생의 이름은 '타치바나 아키라' 이다. 아키라는 까페가든이라는 경양식 가게에서 방과 후 아르바이트 한다. 카페가든에는 여러 동료들이 있는데 주방에는 젊고 잘생긴 요리사 카세, 우직하게 생긴 오츠카, 주방보조 요시자와가 있다. 서빙담당에는 선임 관리자이자 맏언니 쿠보, 아키라와 같은 나이로 같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니시다가 있다. 점장 콘도 마사미는 45살의 중년아저씨로서 총괄의 역할을 하면서 주로 고객들의 클레임을 담당한다. 상냥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일을 해나가는 아키라는 한가..

미디어/영화 2021.07.05

[영화] 우리 젊은이들의 자화상 _백만엔걸 스즈코

스즈코는 여리여리한 보통 20대 초반의 여성이다. 전문대를 졸업하고도 변변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살아가고 있지만 집에서 독립을 꿈꾼다. 마침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리코라는 친구가 함께 집을 얻자고 하여 방2개짜리 집을 구한다. 하지만 집을 다 구하고 나니 친구가 그 집에 자신의 남자친구 다케시도 같이 기거하겠다고 하여 곤란해진다. 게다가 막상 입주하는 날 친구는 그 남자친구와 헤어져버려 들어오지 않고 한번 밖에 만난적 없는 친구의 남친과 같은 집을 쓰게 된다. 옆방에 살며 자신의 기분대로 말하는 남자가 스즈코가 비오는날 주워온 아기고양이를 마음대로 버리자 스즈코는 그 남자의 물건을 전부 처분해버린다. 이 일로 형사입건되어 벌금 20만엔을 구형받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석방된다. 이후 스즈코는 다시 집으..

미디어/영화 2021.06.17

[영화] 전쟁은 돈이다. _로드오브워(Lord of war)

영화는 주인공 유리 오를로프(니콜라스 케이지)가 독백을 하면서 시작한다. 이후 화면이 전환되며 약 2분 40초간 총알 하나가 공장에서 만들어져 탄약통에 담겨 여행을 한다. 여러 나라 여러 사람을 거친 총알은 탄창에 들어가 결국은 한 아이를 죽이게 된다. 뉴욕 브루클린, 러시아 이민자가 많이 사는 리틀오데사(오데사는 우크라이나 남부항구도시로 흑해연안에 위치함) 지역에서 청년기를 보내던 유리는 1982년 집앞 식당에서 러시아 갱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무기밀매상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스라엘 모임을 통해 접촉한 공급상에게 우지 기관단총을 받아 처음으로 소매상에게 팔아 본 유리는 동생인 비탈리에게 함께 무기판매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비탈리와 함께 소소히 무기판매를 해오던 중 1984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미디어/영화 2021.06.16

[영화] 아이는 미숙하지 않다 _버니드롭

버니드롭은 2011년도 영화이다. 헤이세이 15년 생인 린은 아버지가 가정부였던 엄마와 낳은 딸이었다. 엄마는 사이온지 마론이라는 필명의 만화가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을 딸로 인정하지 않고 한번도 찾지 않아 기억에 없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버지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둘이 함께 살아왔다. 그런 아버지가 6살때 돌아가신다. 아버지의 다른 자녀들이 자신이 살던 집에 와서 아버지를 관에 넣고 염을 하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만 본다. 린은 자신을 돌봐줄 어른이 없다. 그런데 자신을 돌보기 싫어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어떤 젊은 삼촌뻘(이지만 조카인) 어른 하나가 자신과 같이 살자고 한다. 이대로라면 어떻게 될 지 짐작을 하던 린은 삼촌의 양복을 꼭 잡는다. 그렇게 시작된 낯설지만 자신을 챙겨주는 '다이키치' 라..

미디어/영화 2021.06.06

[영화]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는 시간 _무지개여신

무지개는 하늘에 떠 있는 물방울을 햇빛이 통과하면서 굴절, 분광, 반사되어 생긴다. 물방울이 있어야 하고 햇빛이 비스듬히 비춰야 하기 때문에 비온 후 아침 저녁에 보기가 쉽다. 빛이 두번 반사되면 쌍무지개가 되고 크기가 서로 다른 물방울에서 반사되면 쌍둥이무지개가 된다. 반원 형의 무지개는 높은 산에서 보거나 비행기에서 보면 완전한 원형으로 보이고 달빛에도 만들어 질 수 있다. 무지개 여신은 주인공인 키시다가 파이어 레인보우(환수평아크)를 보고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상공의 얼음 결정들이 햇빛과 만나 보이는 파이어레인보우는 지평선에서 태양이 58도 이상의 각도일 때만 발생되어 중위도 지역의 여름철에 굉장히 드물게 나타난다. 키시다는 무지개 사진을 친구인 아오이에게 보내며 안부를 묻는다. 아오이는..

미디어/영화 2021.06.03

[영화] 지금은 당연한 것이 나중엔 그리운 것이 된다 _걸어도걸어도

영화는 무와 당근의 껍질을 벗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무를 구워 당근과 함께 참기름으로 볶는 조리방법을 설명해 주지만 엄마가 심심할까봐 그냥 물었던 딸은 배울 생각이 전혀 없다. 요코야마 의원을 운영하다 주변에 큰병원이 들어오고 나이도 들어 은퇴를 한 아버지는 동네 산책을 나간다. 조깅을 하며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과 비교되게도 지팡이를 들고 느긋한 걸음이다. 아버지는 바다가 보이는 육교를 건너지 않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오늘은 3남매 중 둘째 누나가족과 셋째 료타가족이 첫째 준페이의 10주기를 맞아 본가에서 모이는 날이다. 누나가족은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미리 와있었고 료타는 3년전에 남편과 사별한 과부 유카리와 최근 결혼을 하였는데 유카리의 아들 아츠시와 함께 기차를 타고 왔다. 형 준페..

미디어/영화 2021.06.01

[영화] 기성세대의 방조와 구습에 맞서는 자세 _와일드영

스웨덴어 'Ondskan'은 한국어로 악이란 뜻이다. 영화 와일드영의 원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미치지 않거나 돌아버리지 않게 생각하는 법을 안다. 이건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라는 주인공 에릭 폰티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식사를 마칠 때 마다 의붓아버지는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의붓아들인 주인공의 등을 채찍으로 때리고 그 소리를 엄마는 피아노를 치면서 무시하려 한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주인공은 친구와 늘상 싸워 학교에서 쫒겨난다. 기숙사형 사립학교에 전학을 가게 되면서 집에서 떠나는 날 엄마와 맞담배를 피며 사고치지 말라는 엄마의 간곡한 부탁을 듣는다. 스트잔스베르그라는 학교로 등교하는 첫날 오토 실버하임이라는 학생회장 선배를 만나게 된다. 그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걷는데 한 선생님을 만..

미디어/영화 202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