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알아만 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글씨의 생김새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컴퓨터가 널리 쓰이지 않는 시절도 그랬는데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손글씨는 더 천대받는다. 학생 때 부터 수업시간에 노트에 필기를 해도 나중엔 뭘 적었는지 알아보기 힘들어 유추를 해야 할 때가 있을 만큼 글씨가 괴발새발이었다. 그 때마다 '천재는 악필이다'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을 위안삼았다. 수학능력시험은 객관식 위주이므로 글씨와는 상관 없었기에 글씨로 인한 불이익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교 수업은 서술형 시험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시간내에 써 내려가야 하는데 바쁘면 글씨는 더욱 이리저리 날뛰었기에 돌이켜보면 내용도 물론 그렇게 밀도가 있지 않았겠지만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어 점수를 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