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무한히 존재할 수 없다. 돌은 바람에 의해 풍화하고 물은 햇볕에 의해 마르며 생명은 수명을 다하면 죽는다. 이렇게 각자의 삶을 마감하고 나면 세상은 누구도 그 존재를 기억해 주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구전과 기록을 통하여 이전에 존재했던 어떤 것에 대해 대대로 정보를 전한다. 그 중에 가장 역사가 깊은 존재에 대한 기록이 성씨이다. 한국의 성씨는 삼국시대 때 중국의 한자식 성과 이름을 차용하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고씨(高氏)라고 전하고 있고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부여씨(夫餘氏)라고 전한다. 신라는 박(朴), 석(昔), 김(金)씨가 번갈아 가며 왕위를 차지했다는 기록이 있다. 발해는 대조영이 대씨(大氏), 고려는 왕건이 왕씨(王氏) 성을 가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