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하이힐을 신고 청바지를 입고 민소매 가로 줄무늬 티셔츠를 걸치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눈화장을 하고 쪼그려 앉아있는 여대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닥치는 대로 읽어 다독이나마 하고있는 현실에서 평소 접할 생각을 하지 않는 이런 책과의 만남은 신선하다. 장솔잎이라는 87학번 장솔잎에 빠져 들면서 자꾸 나의 대학시절이 떠오른다.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착각, 별일 하지 않고 지내면서 대학생이 되었다는 꿈 속에서 살았던 시절, 뭐든 처음이던 그 때는 잔잔하게 추억이 되어 있다. 나에게 심장이 꿍 떨어지던 경험, 찌릿했던 일은 10년은 더 흐른 뒤에야 생겼지만 대학교 1학년 소설 주인공들의 이 풋풋한 사랑에는 공감하는 점이 꽤 있었다. 소설의 메인 사건이 되는 시국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문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