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지리

[네팔] 등반가들의 이상향 _안나푸르나

Jeffrey Choi 2022. 1. 23. 11:38

히말라야 산맥은 파키스탄, 네팔, 인도, 부탄, 중국에 걸쳐 있으며 인도대륙과 아시아 대륙이 만나면서 형성되었다고 알려져있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별명답게 해발 8천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줄지어져 있다.

8,848미터의 초모랑마(에베레스트) 산, 8,611미터의 K2 산, 8,586미터의 칸첸중가 산이 대표적이다.

3대 고산의 위치 : 보라색 초모랑마, 붉은색 K2, 오렌지색 칸첸중가

이중 가장 오르기 힘든 산인 K2는 직각으로 솟아있는 북벽은 2022년 현재까지도 정복한 사람이 없으며 파키스탄에서 오르는 길 역시 험난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길이 이만큼 험난하진 않지만 등반자 사망율에서 K2를 앞서는 산이 있다. 

네팔의 안나푸르나(Mount Annapurna)이다. (사망률 수치 -> 안나푸르나: 38%, K2: 23.24%)

네팔 중부의 관광도시 포카라와 가까운 안나푸르나는 8,091미터의 1봉, 7,937미터의 2봉 등 총 6개의 봉우리가 있다.

 

1950년 6월 3일에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조그와 루이 라슈날이 처음으로 제1봉 등정을 성공하면서 인류 최초의 8,000m급 등정 기록을 남겼다.

안나푸르나의 봉우리들은 히말라야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래킹 코스이다.

 

포카라를 기점으로 푼힐 전망대로까지의 가장 짧은 트래킹부터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 코스까지 다양하다.

안나푸르나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트레킹코스는 약 7박8일이 소요되는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라 부르는 코스이다.

한국의 등반가들이 꿈처럼 그리는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코스는 볼거리가 많고 여행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여행가를 위한 푼힐 트레킹은 2박3일이 걸리고 푼힐에서 다울라기리 일출을 보는 코스이다.

푼힐전망대 풍경

날씨가 쾌청한 가을인 10~11월에 트랙커들이 많이 몰려 숙소를 구하기 힘들고 물가도 비싸다.

12월 이후 겨울 시즌에 오면 춥고 눈사태의 위험이 있다.

봄 시즌인 3월에서 5월은 건조해서 먼지가 많지만 등반하기 좋고 6월에서 9월 중순까지는 비가 자주와서 피해야 한다.

안나푸르나 등반 역시 수천미터의 고산에서 진행되는 것이라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고산병에 유의해야 한다.

고도 3,000미터를 넘어서면 산소가 평지보다 1/3 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숨쉬기가 곤란해지는데 이때 현기증과 두통, 메스꺼움, 무기력감, 식욕 감퇴, 판단력 상실 등의 현상이 일어난다.

매년 고산증으로 10여명이 목숨을 잃기 때문에 가볍게 되서는 안되고 운동을 평소에 한다고 소홀하게 생각해서도 안된다.

산을 천천히 오르는게 가장 중요하고 심해지면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

 

사망률이 높은 안나푸르나 답게 한국인들도 이곳을 등반했다가 죽가나 실종되는 사고가 꽤 있었다.

1999년 엄홍길 대장과 함께 등정을 성공한 여성 산악가 지현옥 대장이 하산하다가 추락사하였다.

2011년에는 박영석 대장과 일행이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던 중 추락사하였다.

2020년에는 충청남도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안나푸르나 트레킹 중 눈사태로 실종되었다.

이 사고는 네팔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전 트레킹에 참석한 교사 11명이 최종 목표지점인 해발 4130m 지점인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로 가던 중 기상악화로 귀환을 하던 길에 일어났다.

2020년 1월 17일 오전 11시경 고산병으로 쉬고있던 일행과 뒤따라오던 일행보다 먼저 하산하던 4명과 현지 네팔인 셰르파 2명이 눈사태로 실종되었다.

사고 장소는 해발 2920 m 지점인 히말라야 롯지(대피소) 아래 부근이었다.

눈사태 예시 : 2010 오은선대장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 생방송 중 캠프1을 덮친 눈사태

충청남도 교육청 교사들의 봉사활동은 2012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지에서 학교를 지어주고 학용품과 의류를 전달하는 등의 봉사를 진행해왔다. 각 지역의 학교를 돌며 예체능 놀이와 우리나라 전통 전래놀이, 수업 놀이, 환경미화을 지원했다.

하지만 수사를 하면서 애초의 목적인 현지 봉사 프로그램보다 안나푸르나 등반 일정이 더 길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있었다.

6박짜리 일정을 원래 계획표에는 4박짜리로 적고 방학 중인 학교의 방문일정을 일부러 넣은 뒤 안나푸르나 도착 후 어차피 방학이라 못 가는 가짜 일정을 취소하여 2박을 추가, 6박짜리 일정으로 만들었고 관행처럼 그간에도 네팔 교육봉사의 본질은 트레킹이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교육봉사 여행 경비가 한 사람당 1,200만 원 수준인데 자비부담이 20%인 240만원이라 국민 세금으로 놀러간 것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네팔인 가이드 시신 2구와 교사 시신 3구는 발견되었으나 교사의 시신 1구는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안나푸르나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산악인들이 몰릴 것이고 등산가들의 로망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준비상태에 맞는 도전으로 더이상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