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으면서부터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했다.
대전 출장이 잡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에는 울산역까지 차로 30분이면 충분하다.
여유있게 6시 23분 대전행 SRT에 올라 책을 좀 읽었다.
금방 동대구역을 지나 김천구미 역 쯤 가니 눈꺼풀이 무겁길래 눈을 감았다.
잠시 눈을 쉬어 줬더니 대전역에 내릴때는 다시 쌩쌩해졌다.
허기가 져서 아침을 하는 식당을 찾기위해 대전역 앞 광장을 지나 큰길을 건넜다.
전에 왔을 때에 들렀던 해장국집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4천원짜리 선지해장국을 시켜 먹고 나니 힘이 났다.
아직 1시간이 넘게 여유가 있어 쉬엄쉬엄 목적지인 KT 연수원으로 향했다.
지하철 탄방역에 내려 예전 기억을 더듬어 천천히 산책을 하는데 예쁜 까페가 눈에 띠었다.
전에 없던 곳인데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전에 낡은 아파트인지 건물인지가 있었던 자리는 방진막을 치고 공사가 한창 이었다.
세상은 이렇게 조금씩 변하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빙긋 웃었다.
그렇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KT인재개발원에 도착하였다.
오전 볼일을 보고 점심때가 되었다.
여기 식당밥은 올 때마다 대만족인데 오늘도 여전했다.
갈치구이, 콩나물돼지두루치기, 두부김치, 샐러드, 방울토마토와 키위, 누룽지 까지 완벽했다.
배를 든든하게 채웠더니 오후에 졸릴까봐 걱정이 들었다.
햇살이 여름이 된 듯 내리쬐었지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산책하는 것을 보고 따라 조금 걸었다.
식당 뒤편으로 숲속 쉬는 공간이 보였다.
녹색 나뭇잎과 분홍색 꽃잎들이 어울려 세상 조용한 천국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식사 후 산책을 하는 것이 몸과 정신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인지 오후 일도 집중해서 할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여유있게 내려가는 기차편을 끊어 뒀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주에 배송 온 핀마이크로 영상을 녹음해 볼 시간을 번 것이었다.
카메라 봉을 들고 핀마이크를 연결하여 녹음을 하고 들어보니 훨씬 깨끗하게 잘 들렸다.
오늘 기회가 되어 멀리까지 출장을 나온 것은 행운이었다.
그간 미뤄뒀던 책을 읽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산책을 하고 핀마이크도 사용해 보았으니 말이다.
어떤 일이 진도가 나지 않을 때는 그 장소를 벗어나는 것 만큼 좋은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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