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지리

[부산] 봄꽃이 만연한 도심속 쉼터 _부산시민공원

Jeffrey Choi 2021. 4. 16. 10:51

정확히 오후 2시 36분에 계속 놀기를 바라는 아이를 달래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절반은 안아서 산책길을 내려왔다.

 

왔던 코스로 돌아가야해서 아까 내린 정류장 맞은편으로 가고 있는데 횟집 수족관이 보였다.

잠시 멈춰 아이에게 수족관 속 물고기 이름을 설명 해주었다.

 

정류장 까지 20걸음도 남지 않았는데 옆으로 우리가 탈 버스가 지나가더니 내리고 탈 사람이 없자 그냥 가버렸다.

수족관에서 멈추지만 않았어도 타는 버스였다며 아쉬워 하니 아이가 덩달아 "아쉽다!" 라고 하였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전광판을 보니 다음 버스는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하였다.

 

목마르다고 하여 물을 주면서 10분 정도 앉아 있으니 81번 버스가 2분뒤에 도착한다고 전광판에 표시되었다.

예상보다 빠른 등장에 기분이 좋으면서 아까 그 버스를 탔으면 이런 여유를 못 누렸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나란히 뒷문 쪽 2인석에 앉아서 얼마 안오니 안내방송에 시민공원으로 가실 분들이 이번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라는 멘트가 나왔다.

부산진구청 정류장이었다.

 

기사님께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내렸다.

물어물어 횡단보도를 2개 건너 CU 편의점 뒤로 가니 시민공원이 나왔다.

매년 부산에 봄과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뉴스에 단골로 나오던 장소에 드디어 발을 디뎠다.

아침에 부전역 도착해서 2층 창가로 보이던 녹음이 푸르던 그곳이 여기였다.

 

인공폭포 옆 산책길을 지나는데 바람이 불어 물방울이 튀었다.

아이와 뛰어서 지났다.

인공호수 가운데 나무데크가 있길래 지나가는데 아이가 물고기가 왜 없냐고 물었다.

물깊이가 한뼘밖에 안 되어서 아까 밥 준 잉어 같은 큰 물고기는 숨을 못 쉬어서 살수 없다고 얘기해주었다.

 

데크 끝에는 태풍에 쓰러진 나무로 만든 동물들이 잔디에 놓여있었는데 아이들이 앉아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아이는 얼른 달려가서 악어 위에서 뛰고 앉고 신이났다.

애엄마와 장모님이 오후의 햇살을 즐기러 울산에서 차를 몰고 오기로 해서 잠시 기다렸다.

3시 40분경 합류하였다.

 

4명이 되었다.

방문자 쉼터 바깥 테이블에 둘러 앉아서 빵과 물을 먹고 산책길을 걸었다.

 

4월이라 그늘에서는 온기보다는 냉기가 더 흐르지만 햇볕아래는 포근하다보니 젊은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피크닉세트를 준비해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피크닉 세트를 하나같이 같은 상자에서 꺼내는데 알고보니 공원 주변에 전문적으로 대여해주는 업체가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는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뽀로로 도서관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방명록 작성 후 안을 구경만 하고 나왔다.

그 옆 까페에 아이스크림, 슬러시를 사러 들어갔는데 커피를 제외한 품목들은 메뉴에만 있지 팔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바로 옆 편의점에서 비싸게 파는 음료수를 사서 마시면서 걸었다.

 

멀리 아이들 놀이 공간이 보였다.

어린이대공원에서 뛰어놀아 힘이 없을 것 같던 아이가 놀이터에 들어서니 언제 그랬나는 듯 뛰어다녔다.

잡기놀이를 다시 시작해서 20분 정도 해주었다.

이제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하니 이제는 엄마보고 잡아보라고 했다.

아이의 체력은 어른들이 교대로 놀아줘도 힘들만큼 무한하였다.

 

바글바글한 아이들 틈에서 노는 것이 즐거웠는지 5시 반이 넘었다.

가자고 해도 안 가겠다고 하였다.

 

손을 잡아 끌고 울상인 아이를 달래며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미로가 보였다.

가는 길이니까 한번 들어가 보라고 했다.

아이는 다시 신이나서 엄마와 같이 손을 잡고 들어갔다.

어른보다 큰 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안보였다.

2층 높이 데크에 올라가서야 그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보였다.

 

이리저리 막힌길을 몇번을 돌아가면서 출구로 나오는 것을 보고 테크에서 내려와 출구로 뛰어갔다.

그 사이 아이는 더 하자고 떼쓰고 엄마는 이제 그만 하자고 말씨름을 하고 있었다.

 

주차장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다고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엘리베이터 얘기를 했더니 누그러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아이에게 다음을 기약하며 봄날의 시민공원 나들이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