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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성세대의 방조와 구습에 맞서는 자세 _와일드영

Jeffrey Choi 2021. 5. 7. 12:10

스웨덴어 'Ondskan'은 한국어로 악이란 뜻이다.

영화 와일드영의 원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미치지 않거나 돌아버리지 않게 생각하는 법을 안다. 이건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라는 주인공 에릭 폰티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식사를 마칠 때 마다 의붓아버지는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의붓아들인 주인공의 등을 채찍으로 때리고 그 소리를 엄마는 피아노를 치면서 무시하려 한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주인공은 친구와 늘상 싸워 학교에서 쫒겨난다.

기숙사형 사립학교에 전학을 가게 되면서 집에서 떠나는 날 엄마와 맞담배를 피며 사고치지 말라는 엄마의 간곡한 부탁을 듣는다.

 

스트잔스베르그라는 학교로 등교하는 첫날 오토 실버하임이라는 학생회장 선배를 만나게 된다.

그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걷는데 한 선생님을 만나 인사하니 여기선 자기를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체육교사일 뿐이라고 한다.

학교를 돌아보고 온 에렉폰티가 수영장을 보고 괜찮다고 하니 룸메이트인 피에르는 여기는 팀웍이 중요하다며 알듯모를듯한 말을 해준다.

단체 식사시간에 얘기를 하다가 내용을 띠꺼워하던 선배의 부름에 두말 않고 체벌을 받는 친구들의 모습, 수업시간 교사의 인종차별적 언행, 머리에 피가 나도록 맞는데도 선생이나 학생들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 것 들이 학교에서 일상처럼 일어난다.

에릭은 기존 질서를 거부하는 모습을 한번씩 보이게 되고 이것 때문에 다렌이라는 선배가 불러 진흙 묻은 신발들을 닦으라고 한다. 물론 에릭은 닦지 않고 자리를 뜨고 이후 선배들이 단체로 체벌하기 위해 에릭을 불러내지만 엄마와 통화를 하고 화를 삭힌 에릭은 자리에 가지 않는다.

주방직원인 마리아는 학생위원회가 내린 땅파는 벌을 수행하고 늦게 식사하러 온 에릭에게 관심을 가지고 에릭도 룸메인 피에르를 통해 마리아의 고향 사보락스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는 등 관심을 가진다.

그런 와중에도 기숙사 방에 똥물을 뿌린 실버하임의 방에 그 똥물을 그대로 돌려주고 식사자리에서 그 선배를 모욕주는 말을 하여 피터지게 맞는다.

평소 잘하는 수영으로 두각을 나타내 수영대회에서 1등을 하지만 그 대회를 후원하던 학부모와 학교 이사회에 찍힌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식사를 같이 하는데 의붓아버지는 다른 점수는 A지만 행동점수를 C받았다며 체벌을 한다.

복귀할 때 다른 학생들은 부모가 따뜻하게 배웅을 하는데 본인만 혼자 가방을 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마리아가 자신을 못 본척하고 피에르는 법률관련일을 하고 싶어하는 에릭에게 법전을 선물로 준다.

 

이제 선배들은 방법을 바꿔 에릭을 괴롭히는대신 피에르를 괴롭히고 이런 것을 알면서 모른척하는 선생들과 친구들에게 실망한다.

결국 피에르는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에릭은 선배들에게 말뚝에 묶여 추운 밤에 물을 덮어쓰고 덜덜 떨게 된다.

이를 본 마리아가 구해주고 그날 밤을 둘이 함께 지낸다.

생물 선생님이 피에르가 학교를 떠나간 것을 학생들이 비겁하다고 몰아부치자 에릭은 참지 못 하고 선생님이 뭔가를 해주시라고 말을 한다.

에릭은 수업이 끝나고 이제 참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선배인 다렌에게 한시간 뒤에 링에서 보자고 결투를 신청한다.

 

사전에 코를 뭉게고 오른쪽 팔꿈치를 부러뜨리겠다고 얘기하고 그대로 하는 에릭, 지켜보던 실버하임에게 경고의 눈빛을 날리지만 실버하임은 에릭과의 일 이후 학교에서 짤린 마리아가 에릭에게 보낸 편지를 압수하여 교장에게 건낸다.

그날 학교에서 쫒겨나게 된 에릭은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도 아무말 않고 수화기를 놓는다.

실버하임에게 복수를 하고 기숙사에 돌아와 짐을 싸는데 자켓에서 변호사의 명함을 우연히 본다.

학교를 옮길때 엄마에게 소개받은 돌아가신 친아버지의 동창이었던 변호사 구나르 에켄그렌의 명함이었다.

에켄그렌의 도움으로 퇴학의 위기에서 벗어난 에릭은 드디어 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집으로 돌아온 에릭은 엄마의 눈에 든 멍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또 체벌을 하려는 양아버지에게 복수를 한다.

에릭은 제네바 상업학교로 가는 피에르를 보러가서 자신이 법률회사에 일자리를 구했다고 얘기하고 그렇게 헤어져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내려가며 영화는 끝이난다.

에릭폰티 역의 안드레아스 윌슨의 무표정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분노에 찬 모습으로 복수를 하던 보통 영화와 다르게 잔잔히 그리고 딱딱하게 흐르는 전개가 북유럽 특유의 느낌을 전했다.

 

학교 교실과 식당이 서로간의 간격에 대한 배려없이 좁은 장소에 딱딱 붙어있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특유의 칙칙하고 음울하고 차가운 그 지역의 느낌도 간접 경험 할 수 있었다.

불합리한 전통을 강요하는 기성세대가 악인지 그것에 폭력적인 방식으로 저항하는 신세대가 악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우리 사회에도 있을 스트잔스베르그를 유연한 사고와 충분한 대화, 상대를 나처럼 여기는 마음으로 없앴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