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게임

[공통] 경험으로 보는 게임중독 증세의 인지와 치료

Jeffrey Choi 2021. 11. 16. 07:19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은 모두 중독성이 있다.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것을 중독이라고 한다면 게임은 중독성이 있는 것이 맞다.

 

코로나 19가 터지기 반년쯤 전에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서 다용도로 쓰고 있었다.

10년만에 사는 컴퓨터라 사양이 괜찮아 게임을 몇개 사서 하게 되었다.

대작 게임 한두개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최근 게임들이 영화와 같은 연출에 실사와 같은 그래픽, 풍부한 스토리등을 갖춰서 퀘스트를 하는 재미가 있어 게임을 사모으게 되었다.

취향에 맞지 않는 게임도 간간히 있었지만 게임에 대해 점점 알아가면서 구매한 게임의 목록인 라이브러리에 게임이 쌓여갔다.

헌데 2020년 2월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자 정부부터 외출을 삼가하고 사람들간의 접촉을 줄이라고 하였다.

게임은 이런 때에 가장 적합한 취미활동이었다.

이 핑계로 들어오던 일을 많이 줄였다.

내 업무의 특성상 일을 하면 사람을 필연적으로 만나야 하므로 적절한 핑계였다.

간간이 들어오는 일 외에는 스스로 일을 만들지 않았고 추후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일만을 처리하며 나머지 시간은 아이와 놀아주거나 홀로 게임을 하면서 1년을 보냈다.

2021년도가 되면서 코로나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으니 이제 게임을 줄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에 신경을 더 쓰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몸에 밴습관은 20년도와 비슷한 삶을 만들어 갔다.

머리는 이러면 안된다고 하는데 습관은 '아직 코로나가 창궐중인데 뭐 어때?' 라는 상황이었다.

경각심은 생겼지만 그것 뿐 이대로 가다간 20년도와 동일한 결과에 이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1년은 그래도 20년도와 달라진 점이 있었다.

맘에 든 게임을 바로 사지않고 장바구니에 담아뒀다가 마음이 식으면 다시 돌려놓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결국 내 자신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블로그를 21년도 3월에 시작하기로했다.

그날 내가 관심을 느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되 글의 질에는 상관없이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년을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매번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것 역시 휴대폰 카메라를 활용하여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을 보고 할 수 있는 한에서 해 보기로 하였다.

해보니 매일 하기에는 편집에 시간이 많이 걸려 결국 한달에 1번이라도 5분 내외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하였다.

 

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서 또 사람이 게을러지기 시작하고 초심을 잃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 지긴 하였지만 게임에서 시간을 덜지 않고 블로그나 영상업로드에서 시간을 덜어버리니 

업로드는 자꾸 밀리고 게임하는 시간은 줄지 않았다. 

딱히 중요하지도, 그렇다고 할 필요도 없는 데도 자꾸 생각이 나서 나중에 가서는 잠깐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또 손을 대게되었다.

 

이걸 쉽게 끊을 수 없는 이유나 상황이 5가지가 있는데 다른 중독자들과 꼭 같지는 않을 것이다.

첫째, 게임을 말리는 사람이 없다.
하지말라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뜯어 말리거나 강력히 반대하지 않는다.
그건 스스로 제어할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변사람들이 믿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게임에 집착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에 쏟아붓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마련되어 있는 마당에 게임을 안할 이유가 없다.

둘째, 나에 대한 과신이 있다.
'그까짓 게임 내가 끊는게 무엇이 대수라고?' 하는 생각을 가진다.
게임을 한다고 올해 중요하게 해야할 일이라고 정해 놓은 것을 하지 못한 지경에 이르렀어도 '오늘 하루만 딱 하고 내일 부터는 하려던걸 해야지!' 하는 생각만 하면서 하루가 또 게임으로 점철된다.
클릭 한번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데... 1시간만 하는데 어때서... 등등의 유혹이 결국 게임을 키게 한다.

셋째, 정당화 한다.
게임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취미활동이므로 낚시나 골프처럼 가고 오는데 시간을 쓰지 않으니 오랜시간을 앉아있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통해 영어를 접하고 역사를 접하고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니까 괜찮다고 한다.
나보다 몇배로 게임을 하고 게임을 많이 가진 사람도 많은데 이정도면 준수하다고 생각한다.

넷째, 평소에도 게임과 연관된 글을 찾아 읽는다.
게임 불감증에 빠져도 이걸 치료할 다른 게임이 있는지 관련 사이트를 살핀다.
게이머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를 찾고 거기서 새게임이나 명작게임 정보를 얻는다.
사람들의 리뷰를 읽고 관심이 있는 것을 기웃거린다.
세일하는 게임들 중 마음에 드는것을 장바구니에 담아놓는다.

다섯째, 습관적으로 게임런처를 켠다.
가장 잘보이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놓아둔 런처들에 쉽게 손이 갈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조금이라도 게임을 해야 기분이 풀렸다.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 오늘 분의 게임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면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다.
일이 짬짬이 들어오는 것은 좋지만 빡빡한 스케줄로 들어오면 게임시간을 뺏기는 느낌이 들었다.

일이 취소되면 오히려 신나할 때도 있었다.

 

이대로는 관성에 의해 인생을 허비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게임중독과 같은 습관은 한번에 쳐낼 수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런처를 숨기고 게임과 관련된 사이트주소를 지우고 컴퓨터를 치운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았다.

내가 게임 중독이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럼 이것을 치료하기 위해 매일 어떤 노력을 할 지를 정하여야 하였다.

 

유혹을 이겨냈을때 자신을 칭찬하고 서서이 주된 업무로 돌아와야 했다.
코로나 19시대 어려운 사회 여건으로 인해 집을 안나가면서 비슷한 증세를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운동중독, 먹는것에 중독, 도박중독, 알콜중독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서 금기하는 마약중독까지 어떤 것 때문에 나의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중독으로 보고 빠져나갈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그 노력은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현재와 미래를 보았을 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그걸 기준으로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 계획을 짠다.

 

둘째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한번에 끊을 수 없다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을 정해둔다.
주말은 여건이 된다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평일에 게임을 못하는 자신에게 희망을 준다.

 

셋째는 실행한다.
평일에는 게임에 손을 대지 않고 반드시 해야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해 나간다.
미뤄뒀던 일들이 계획을 세워 하나씩 정상으로 돌려나간다.

 

넷째는 잘 지켜지지 않을때는 장소를 이동한다.

집에 있기 보다는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하면서 내 자신을 객관화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가까운 도서관이나 까페에 가서 하루 계획한 것을 이루고 집으로 오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년초에 세웠던 계획을 다시 리뷰해본다.
무너진 벽을 하나씩 다시 쌓는 기분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이것을 기조로 게임중독 해소를 위한 생활 수칙에 따라 한동안 살아갈 필요가 있다.

내 자신이 내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순간 중독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쳐야 한다.
내가 의지가 없다면 아무도 나를 꺼내주지 못한다.
작은 것이라고 소홀히 하다가 결국 큰 것을 잃게 되기 전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아직 전부를 고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우선순위를 정하여 그것을 하지 않으면 게임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해야할 일을 먼저 끝낸다.

아이와 같이 놀아줘야 할 저녁시간은 컴퓨터를 꺼놓는다.

게임에서 얻는 재미를 공부, 글쓰기로 점점 이전시키고 있다.

 

몸에 든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기 위해 외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변화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