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게임

[공통] 나의 게임 역사(3) _1992년~1994년

Jeffrey Choi 2021. 12. 6. 10:29

-2편에서 계속-

 

중학생이 되면서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사양이 좋지 않은 컴퓨터로 게임을 하기보다 학교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빌려 읽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던 시절이었다.

 

간혹 게임이 하고 싶어지면 통학비와 용돈을 아낀 돈으로 학교 근처 오락실을 가곤 했다.

한참 재미있게 한 게임은 스트리트파이터 2 대시였다.

스트리트파이터 2의 후속작으로 2에서는 조작이 불가능했던 4천왕인 베가, 발록, 사가트, 바이슨을 선택할 수 있어 총 12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같은 캐릭터로 대전이 가능하게 되었고 2에서 통하던 약발 얍삽플레이가 불가능하게 되는 등의 밸런스 조정이 되었다.

주인공 격인 류는 파동권이 주요 기술이 되고 켄은 승룡권이 주요 기술이 되었다.

1학년 때는 등교하면서 오락실을 들러 꼭 한판은 하고 다니다보니 켄으로는 100원으로 엔딩을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그외 바이슨도 싸이코크러셔 연속 사용으로 엔딩을 보기 쉬웠고 사가트와 블랑카도 사천왕까지는 쉽게 갈 수 있었다.

* 참고: 일본판은 발록이 가면갈퀴, 바이슨이 복서, 베가가 대장이지만 한국에 들어온 북미판은 베가가 가면갈퀴, 발록이 복서, 바이슨이 대장이라 북미판 기준으로 서술 됨.

 

시간이 지나자 스트리트파이터와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의 게임들이 오락실 한켠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그 중 아랑전설이라는 일본 SNK에서 만든 대전 액션게임은 가로 2단을 활용하고 협동하여 게임하는 방식이라 적응에 시간이 걸려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그나마 시간을 투자해서 한 게임은 용호의 권이었다.

용호의 권은 캐릭터가 큼직했고 줌인과 아웃을 해주어 역동적이었다.

기력게이지가 따로 존재하여 이것을 모아 필살기를 사용하였고 도발을 통해 상대의 기력을 깎을 수도 있었다.

류와 비슷한 료 사카자키, 켄의 위상을 차지하는 로버트 가르시아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스토리를 진행하며 만나는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이었다.

그때 실력으로 토도(검도복)와 잭(뚱보)을 넘어 리(고양이가면) 정도까지 가면 잘한 것이었다.

킹(여자), 미키(권투)까지 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였다.

존(파일럿교관), 미스터빅(대머리), 미스터가라데(코주부)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외 최초의 3D 대전격투게임이었던 버추어파이터가 있었다.

강중약 펀치와 킥을 사용하던 스트리트파이터와 다르게 킥과 펀치 버튼이 주로 쓰이고 점프를 하면 하늘 높이 뛰어서 허점을 다 보이던 이 게임은 순전히 처음 3D라는 세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손을 대었다.

상대의 체력을 다 깎지 않아도 경기장 밖으로 내몰아 장외 승을 거둘 수 있는 점도 색달랐다.

 

대전 게임 말고는 캐딜락 앤드 디노사우르스를 하였다.

컴퓨터게임으로 동생과 2인용으로 자주하던 쌍용이라는 게임과 맥을 같이 하는데 액션이 시원시원했다.

쌍용

황금도끼와 같은 느낌도 드는 횡스크롤이라 적응이 쉬웠다.

총을 쏘고 날아차는 방식에 캐딜락을 타고 폭주족들을 소탕할 수 도 있었다.

 

오락실 기계마다 천원짜리를 바꿔 100원 동전을 쌓아놓고 순서를 기다리던 시절이었다.

1P와 2P가 나란히 앉아서 대전을 하고 지면 다시 뒤에가서 서있다가 줄선 사람들이 다 빠지면 다시 자리에 앉아서 승부를 겨뤘다.

 

신작이 자주 나왔고 버추어파이터와 같은 혁신적인 게임이 나오면 그 오락실은 한동안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오락실에 가면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해방감을 맛보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