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은 80년대와 90년대까지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성지였다.
새로 주택단지로 개발되는 지역에는 오락실이 없어 원거리까지 가서 게임을 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정도 입주민들이 들어오면 지하나 2층에 오락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그 동네 부모들이 항의를 하기도 하고 영업방해를 하기도 하였다.
놀이터에서 같이 놀던 아이들과 오락실에 게임을 구경하면 꼭 한둘은 중간에 부모님께 잡혀 집으로 돌아갔다.
한판에 50원씩 하는 갤러그 게임도 돈이 아까워 구경만으로 행복하던 80년대 중반과 한판에 100원씩 하던 스트리트파이터2 게임을 아침에 꼭 한판씩은 하고 등교하던 90년대 초반은 오락실이란 말만으로도 좋았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노래방이 유행하고 대학생이 되면서 인터넷의 유행으로 PC방이 놀이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오락실은 뒷켠으로 밀려났다.
한판에 200원에서 500원까지 올라간 게임비 역시 한시간에 천원도 하지 않는 PC방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오락실에는 발길을 끊게 되고 몇년에 한번씩 성남동 시내를 나가면 스펀지 카니발랜드 라는 오락실 2층에 있는 스트리트파이터 2 정도만 한판씩 하였다.
새로운 오락기들도 해 보고는 싶지만 철권은 고수들이 다 잡고 있고 펌프나 DDR, 태고의 북, DJ 맥스와 같은 실력을 올리는 일정시간이 필요한 게임들은 돈과 시간 모두 낼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였다.
이렇게 오락실은 세월의 흐름속에서 잊혀져 간 공간이었다.
하지만 아이존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오락실을 가면서 이제 시간이 있을 때 가볼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각인되었다.
일단 여기는 시간당 과금을 하는 형태이다.
평일 1시간 4천원, 주말 1시간 5천원에 어떤 게임도 제한 없이 해 볼 수 있다.
뽑기 게임이나 최신 게임의 경우 입장 시 받는 아이존 코인 5개를 사용해서 한판씩 할 수 있다.
코인 노래방도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 1시간은 훌쩍 가버린다.
이런 과금의 형태는 키즈카페에서 볼 수 있다.
키즈카페가 2시간에 1만원, 보호자는 1인당 5천원 정도를 내야한다.
아이가 6살 이상만 되면 몇가지 게임을 할 수 있으니 키즈카페에 가기 애매하면 이제 오락실에 갈 수 있게 된다.
부모님들 역시 키즈카페에서는 아이를 쫒아다니거나 멀뚱히 앉아 아이가 다 놀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지만
오락실에서는 같이 놀고 따로 놀 수 있으니 훨씬 낫다.
오락실은 이제 청소년들의 성지가 아니고 아이들과 보호자, 연인들의 성지가 되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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