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게임

[공통] 나의 게임 역사(1) _1980년 ~1990년

Jeffrey Choi 2021. 9. 6. 14:00

PC는 내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이사를 가면서 처음 구매하였다.

현재는 구시가지인 당시 시내였던 성남동 컴퓨터 가게에서 당시 돈으로 50만원 정도 주고 샀다.

항상 3교대 근무로 인해 우리 형제와 잘 못 놀아주시던 아버지께서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잘 알아야 한다고 큰 맘을 먹으셨다.

반 친구들 중에서 이미 컴퓨터를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 게임 플로피 디스크를 빌려주겠다고 해 놓았기에 이제는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신이났다.

 

학교 들어가기전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선물로 나왔다던 게임기로 비행기로 총알 쏘는 게임을 해 봤던건이 집에서 게임하던 전부였다.

오락실에서 형들이 동전을 쌓아놓고 갤러그를 하거나 보글보글을 하던 모습을 보며 게임에 대한 환상을 품었다.

 

지금 미취학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통해 이미 여러 게임을 접하고 공략까지 유튜브를 찾아 보지만 그 당시에는 기술은 안되지만 열망만은 비슷했다.

 

pc는 녹색과 검정색이 표시되는 단색 모니터를 가지고 있었고 IBM사의 XT cpu를 쓰는 컴퓨터 였다.

컴퓨터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당시 486 PC를 사용할 때였지만 1983년에 출시된 XT와 1984년에 출시된 AT 컴퓨터가 이제 막 컴퓨터가 보급이 되던 한국에서는 가장 많이 팔리는 PC였다.

본체는 하드디스크가 따로 없고 5.25인치 디스켓 2장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상단 디스크 공간에는 도스(MS-DOS)운영체제가 있는 디스켓을 넣고 딸깍 잠그고 부팅을 하고 아래에는 친구가 빌려주거나 학원에서 복사해온 게임 디스켓을 넣었다.

도스명령어로 실행 파일을 찾아 실행 시키면 뜨득뜨득 디스크 읽는 소리가 나면서 게임의 메인 화면이 나왔다.

당시 어머니께서는 국민학교 앞 컴퓨터 학원을 끊어 주셨는데 도스 명령어 몇가지 배운 것 외에는 기억나는게 없었다.

학원 컴퓨터는 하드디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간혹 폴더를 뒤지면 게임이 몇 개 들어있었고 수업을 마치면 게임하다 집에 돌아갔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학원에서 수업을 열심히 하고 온다고 생각하셨다.

 

당시 학원 pc에서 했던 것이 '푸얀' 이라는 게임으로 돼지가 되어 풍선을 타고 내려오는 늑대의 풍선을 쏘아 떨어뜨리는 게임이었다.

렘페이지란 게임도 인기가 있었는데 우리는 이 게임을 '반란의 킹콩'이라고 불렀다.

빌딩 2~3층 높이의 키를 가진 킹콩과 공룡, 늑대인간을 조종하여 건물과 지나가는 자동차, 전철 등을 전부 부수면 되는 게임이었다.

건물에 불이 난 곳을 때리면 아파 한다거나 건물 창문에서 사람이 나타나 총을 쏘거나 헬리콥터가 공격하는 것을 맞으면 체력이 달았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외벽을 타고 올라가 정확하게 타격하면 체력이 찼다.

건물 높은 곳에 있다가 아래가 타격당해 그대로 떨어지면 낙하데미지를 입었다.

캐릭터 간에도 서로 때릴 수 있었고 3인까지 할 수 있었다.

키보드 하나에 3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게임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았다.

 

페르시아의 왕자는 말할 필요가 없는 명작 게임 이었다.

1시간 안에 여러 스테이지를 넘기고 공주를 구하는 게임으로 부드러운 체조동작으로 갖가지 함정을 헤치고 나가야 했다.

컬러 모니터가 아니라 빨간 체력물약과 파란 독물약을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나중엔 길 자체를 외우게 되면서 아무 상관없게 되었다.

6차(stage)에 나오는 뚱보 검사는 반격을 특기로 하기에 찌르고 막고 찌르고 막고를 반복하여 깼고 8차는 공주가 보낸 흰쥐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12차의 최종보스 자파는 뚱보 검사를 이긴 실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무찌를 수 있었고 나중에는 1차부터 12차까지 전 스테이지를 25분이면 넘기는 실력이 되었다.

 

왕가의 계곡도 잊을 수 없는 게임이다.

도굴가가 되어 왕이 묻힌 무덤 속을 곡갱이를 가지고 누비는 게임으로 미라들을 피해 보물을 먹어야 했다.

 

피자배달부(Avoid The Noid)게임도 학원 컴퓨터 마다 깔려 있었는데 악당들의 공격을 피해 피자를 배달하여야 하는 게임이었다.

자주하던 게임 중에 횡스크롤 게임으로는 마계촌이 있는데 기사가 되어 사탄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게임이었다.

원더보이는 장애물을 넘고 보너스로 스케이트보드나 헬멧을 먹어 생명력을 강화시키는 게임이었다.

이렇게 학원에서 많은 게임들을 섭렵하고 이를 집에 와서 실행해보는 것이 너무 재밌는 시절이었다.

그렇게 국민학교 5학년 시절이 지나가고 6학년이 되면서 국민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들이 신축되면서 인구가 늘어났고 해당 학교에 학생수용이 불가능해지자 구역은 나눠 근처 초등학교로 배정된 것이다.

 

그동안 통학거리 내에 있던 컴퓨터 학원은 전학을 가면서 더이상 다닐 수 없게 되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