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생각과 관심사

사랑에 빠지고 싶다 가사에 담긴 인생

Jeffrey Choi 2021. 9. 9. 18:39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2011년 그룹 솔리드 출신인 김조한이 발표한 첫번째 앨범이다.

김조한은 1973년 생으로 이 앨범을 낼 때 39살의 나이였다.

2021년인 현재까지도 솔로가수이자 솔로로 생활하고 있는 총각이다.

 

한국의 알앤비가수 중에 가장 유명하고 목소리도 개성이 있어 좋아하는 가수이다.

다만 20여년 전에 내가 다니던 대학 축제때 와서 노래 1곡인가 2곡을 부르고 학생들의 애타는 앵콜요청에도 비정하게 돌아 가던 모습이 있는 가수이기도 하다.

빠듯한 스케줄이었거니 지금은 이해하려면 할 수도 있지만 그때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나름의 충격을 안겨줬던 일화이다.

 

결혼을 하고 육아기에 있는 내 입장에서 그의 노래를 듣는 일이 좀처럼 없지만 장거리 운전을 하며 오랜만에 '사랑에 빠지고 싶다' 노래를 들으니 인생의 한컷이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

 

운동을 하고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영화도 챙겨보곤 해

서점에 들러 책 속에 빠져서 낯선 세상에 가슴 설레지

이런 인생 정말 괜찮아 보여 난 너무 잘 살고 있어

헌데 왜 너무 외롭다 나 눈물이 난다

내 인생은 이토록 화려한데

고독이 온다 넌 나에게 묻는다 너는 이 순간 진짜 행복 하니

내겐 나를 너무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어

헌데 왜 너무 외롭다 나 눈물이 난다

내 인생은 이토록 화려한데

고독이 온다 넌 나에게 묻는다 너는 이 순간 진짜 행복 하니

난 대답한다 난 너무 외롭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사랑이 뭘까 난 그게 참 궁금해 사랑하면서 난 또 외롭다

사는 게 뭘까 왜 이렇게 외롭니 또 다시 사랑에 아프고 싶다

 

지독한 외로움을 경험했던 것은 호주에서 어학원 공부를 마치고 일자리를 구하는 동안 한 두달 정도 붕 뜬 시간을 겪을 때였다.

갈 곳이 없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다.

난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돈이 남아있었고 렌트하여 들어가 살고 있는 집에는 5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밥을 같이 먹을 사람이 없었고 놀러 가려해도 각자가 바빴기에 혼자 가야했다.

타지에 나름의 각오를 가지고 나왔기에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주 전화하는 것도 민폐로 여겨졌다.

 

난 여유있게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책을 보고 맛난 과일을 사오며 그동안 꿈꾸던 생활을 하였다.

심심하면 가입된 웹하드 서비스를 통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버라이어티 쇼나 영화, 드라마를 마음껏 보았다.

최신 IT기기인 아이팟을 구매하였고 한인 마트에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사먹었다.

공원벤치에서 여유를 부리기도 하고 홀로 관광지를 찾기도 하였다.

 

헌데 왜인지 인생이 공허하였다.

어떤 것이든 내게 책임이 주어지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하고 싶어졌다.

아니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외로움이 밀려왔다.

혼자 김밥재료를 사서 그토록 먹고 싶던 김밥을 5줄을 말아 놨는데 그날 따라 같은 집에 사는 5명이 모두 외출을 했다.

난 혼자 김밥 한줄을 먹으면서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맛있는 재료를 잔뜩 넣은 맛없는 김밥은 처음 먹었다.

 

인생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사랑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항상 대면해야하는 외로움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도 사랑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일도 직장도 사랑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