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 대학교는 20년 전과 비교해 재학생이 늘고 대학원, 평생교육원,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등 외형적으로 상당히 커졌다.
2018년 4월 기준 학부생 3,946명, 대학원생 404명 으로 4천명이 넘는 재학생들이 있다.
전임교원만 151명, 직원이 67명인 어엿한 규모가 되었다.
총 재학생이 2천명도 안되던 시절의 학교를 떠올려 보면 계속 지어지고 있던 학생회관, 재학중에 올라간 채플과 평생교육원, 하나씩 늘어가던 기숙사로 점철되겠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놀란 것은 본관 앞에 걸어둔 HGU란 말이었다.
한동 글로벌 유니버시티 는 어느새 한동 갓즈 유니버시티가 되어있었다.
이념과 비전에 기독교적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 학교니까 당연한 귀결이다.
점심 시간 무렵이라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연애할 때도 애를 데리고도 방문해서 식사를 하였지만 이번엔 주문하는데 특히 더 헷갈렸다.
밖의 키오스크에서 결제하고 식당 아주머니께 어디서 밥을 타는지 물어 겨우 짜글이 정식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많을 때 오면 따라서 하면 쉬운데 식사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2시 가까이 된 시간이라 학생들이 없어서 벤치마킹을 하지 못했다.
식사를 하고 학생회관 2층으로 올라갔다.
동아리방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저절로 발길이 머문다.
지금에 와서는 동아리 활동이라고는 회식밖에 기억나지 않는 슬기짜기 방이 아직도 있음에 뭉클했다.
한동대학교의 교조, 교화, 교목이 각각 갈매기, 해당화, 해송 임을 유리에 붙은 프린팅을 통해 알게 된다.
학생회관을 나와 레슬링광장의 잔디밭과 수업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내게 해맑고 반가운 모습으로 뛰어오던 후배들이 있던 곳을 거닐었다.
40대 아저씨가 되어 20살 젊은 학생들 속에 있으니 멈춰있는 기분이었다.
가만히 있는 것은 뒤쳐지는 것이라는 레드퀸 현상이란 단어가 오랜만에 머리속을 지나갔다.
체육시간을 맞이한 국제학교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들으며 외국 분위기를 느꼈다.
본관 1층의 '와이 낫 체인지 더 월드' 전광판을 보며 학교의 뜻이 늘 한결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어 교수님의 사무실이 있어서 일본어 조교를 할 때 들락날락 하던 평생교육원 건물이 여전했다.
효암채플과 학생회관 사이 운동장은 팬스가 쳐져있었다.
주말 예배를 마치고 저글링 러시와 같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식당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숙사는 늘어가는 학생을 수용하기에 아직도 부족하겠지만 이전의 HD광장 자리에 들어서 있는 벧엘관은 수년째 보아도 낯설다.
복지관 테이블에는 많은 학생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기숙사에서 학생회관으로 가는 정겨운 길을 보며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학교를 나와 포항시내로 들어가면서 익숙한 광경을 보았다.
한동대 뒷편 으슥한 산책로 였던 천마지였다.
이렇게 보니 산업 단지 외곽 도로 옆에 있는 작은 인공호수에 지나지 않았다.
점차 도시화 되어가는 것을 보면 20년 뒤의 한동대학교는 도심지 한복판에 위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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