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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할로윈을 바라보는 한국시선

Jeffrey Choi 2021. 10. 30. 10:24

할로윈은 매년 10월 31일마다 벌어지는 귀신의 날 행사이다.

 

켈트족 풍습에서 유래되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귀신 분장을 하며 귀신을 쫒는 큰 축제이다.

내가 이 축제를 처음 경험한것은 호주에서였고 시기는 2010년이었다.

 

브리즈번에서 머물던 시기였는데 퀸즐랜드 대학교 쪽에서 브리지번 사우스뱅크로 가는 페리에서 흰소복을 입고 입술을 빨갛게 칠한 처자와 박쥐같이 까만 마녀옷을 입은 처자들과 만난 기억이다.

 

그들을 보며 신기해하던 내가 분장이 너무 멋지다고 하자 깔깔 대며 좋아하고 각종 포즈를 취해주었다. 

 

코스튬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던 그들의 모습은 일전에 브리즈번 법원앞에서 빅토리아 시절에나 볼 법한 꼬불머리 가발을 쓴 법조인 무리를 만났던 것 만큼 내겐 충격이었다.

 

간간이 헐리우드 영화에서 할로윈 호박을 보고 귀엽게 분장한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면 사탕을 준비했다가 주는 모습을 보았는데 나의 생활 반경에서 이런 일을 목격하는 것은 색다른 일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할로윈은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행사가 되어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10여년 전 어린이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들이 미국 문화를 소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할로윈 행사를 안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찾기 힘들다.

 

영어강사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홍대나 이태원에서 축하를 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20~30대 들이 코스튬을 하고 모여서 술을 마시며 그날을 즐긴다.

코로나19로 인해 20년과 21년은 사건 사고가 거의 없었으나 그 전에는 해운대에서 외국인이 폭죽을 터트려 건물 유리창을 깨는 일이 있었고 주차된 차위에 올라가 뛰는 등의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할로윈을 며칠 앞둔 상점에 가보면 코스튬 복장이 진열되어 있고 온라인 상점도 할로윈 상품을 홍보하는가 하면 심지어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파는 다이소에도 할로윈 코너가 생겼다.

 

매년 할로윈이 되면 애가 좋아하는 코스튬 복장을 입혀 어린이집에 등원시켜달라는 안내문을 볼 때마다 여러 감정이 교차된다.

작년에 사놓은 부엉이 망토를 2년째 잘 써먹고는 있지만 과연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블랙프라이데이, 박싱데이에 이제는 할로윈 까지 우리는 점점 세계화가 아닌 미국화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다가 매년 2월 2일마다 겨울이 끝나는 것을 점치는 서양의 입춘격인 날인 그라운드호그데이(성촉일)도 도입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