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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의 왕 수박

Jeffrey Choi 2021. 5. 29. 18:33

여름은 수박의 계절이다.

더위와 모기, 눅눅한 기분, 끈적한 장마, 타는듯한 갈증, 벌겋게 변한 피부와 같은 여름의 단점은 길고 긴 낮시간과 수박이 있음으로 상쇄된다.

 

어떤 과일이든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더 손이 안가거나 속이 안 좋거나 하는데 수박 만은 언제 얼마나 먹어도 계속 손이 간다.

트럭에서 파는 조그마한 몇천원짜리 수박만 아니라면 마트에 전시된 사람머리 만한 수박은 웬만한 건 다 맛있다.

그리고 낮이 덥고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자란 수박은 당도가 높기 때문에 동남아 수박은 한국의 수박보다 작아도 더 달다.

 

수박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500년쯤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었는데  95%가 수분이다.

그래서 부종을 완화하고, 피부에 수분을 머금게 하여 미용에 좋다.

붉은색 라이코펜 성분이 많아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고 이뇨작용과 편두통 완화에도 좋다.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키는 콜린성분이 있어 뇌기능이 원활해지고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수박의 흰 과육은 맛은 거의 없는 대신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룰린 성분이 있어 혈액을 확장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든다.

또 피부가 자외선으로 손상되었을때 얇게 저며 발라주면 쉽게 가라앉힐 수 있다.

 

보통 8kg 정도의 수박이 1만7천원 정도까지 가격이 내려오면 제철이라고 하는데 2021년은 5월 초에 이미 제철을 맞이하였다.

사시사철 수박이 나는 태국 여행 때 시골 시장에 한 가득 쌓아놓은 수박을 도매가로 원화 환산 3,000원 정도에 샀던 기억이 난다.

수박 자를 칼도 없어 땅에 던져 깨서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5kg 정도의 작은 수박이라도 속이 꽉차고 엄청나게 달아서 관광한다고 타던 목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저녁에는 숙소 앞 과일가게에서 속이 노란 수박을 사서 잘라 먹었는데 낮의 그 수박 만큼 감동을 주진 않았지만 달고 맛있었다.

독특한 노란 수박만의 향과 맛도 태국의 향과 맛으로 기억되었다.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일의 왕 자리는 적어도 나에게는 수박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