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한번 들은 것, 한번 본 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아는 것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핵심을 짚어내지 못 한다던가 관계없는 얘기를 길게 늘어놓는다던가 하는 일이 벌어진다.
한번 묻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한번 보는 것 보다 한번 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떠오른다.
초등학교를 막 들어가서 국어 시간 마다 받아쓰기를 하였다.
어려운 글자는 틀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기에 동네 친구들의 엄마들이 자기 애를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병수라는 친구를 포함하여 동네 친구들이 못 받아쓰는 글자를 알려주면서 같이 연습을 했다.
다음 시험에서 공부한 친구들 모두가 성적이 올랐다.
나의 경우는 하나도 틀리는 글자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친구에게 가르쳐 줬을 뿐인데 나의 성적이 올랐던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는 친구가 삼국지를 한번도 읽지 못했다며 얘기를 해 달라고 하였다.
이문열, 황석영, 김홍신 등의 작가들의 삼국지연의를 전부 읽어 보았고 특히 이문열 판은 5번은 읽은 터라 자신있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건적의 난 부터 하진, 동탁, 이각과 곽사, 조조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중심에 있던 사람에 초점을 맞춰 큰 줄기를 얘기해주었다.
헌테 이야기 시작한지 10분만에 이 사건이 앞에 일어난 사건인지 뒤에 일어난 사건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더니 이 사람이 언제 이 세력으로 넘어오는지 등 디테일한 곳에서 막혔다.
친구에게 다음에 시간나면 뒷 부분을 얘기해주겠다고 하고 방으로 돌아왔고 그 주 토일요일은 빠진 지식을 메운다고 이틀을 삼국지 속에 파묻혀 지냈다.
자신만만하던 지식도 막상 남에게 얘기해주려고 하니 막힌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우등생들이 질문하고 친구들을 가르치면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단박에 이해 되었다.
전문 용어로 메타인지라고 하는 용어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명확하게 아는 능력이다.
우등생들은 이것을 가지고 있는 반면 그외 아이들은 되면 되는 것이고 안되면 안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고 토론하는 교육이 좋은 이유는 이렇게 생각을 말하고 듣다보면 학생 스스로가 부족한 부분을 알게되고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메타인지 능력없이 전교 1등을 한 경험이 있는데 그 당시는 아주 기뻤지만 후에 시험에서 1등을 지키지 못 했을 뿐 아니라 매사를 행운에 기대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되어 한동안 고생하였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아직도 4지, 5지 선다로 정답을 찾게 하는 것이 남아있다.
학생들은 여전히 재수가 좋으면 맞히고 없으면 틀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다음세대만은 다양한 대상과 토론하고 설명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확장해 나가는 삶을 살도록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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