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0년)에 혜민스님과 관련하여 '풀소유' 논란이 있었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주택에 살며 페라리를 몰고 IT업체로 출퇴근 하는 그의 일상은 스님 하면 청빈함을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베스트셀러 작가에 TV에 나오고 매해 강연이 꽉 차있는 유명인사가 이 정도 재산이 있는 것은 사실 이상하지 않다.
평범하지 않는 학력을 가진 미국 대학교수가 부처님의 고행과 자비를 현장에서 전하는 스님이라는 호기심이 그를 유명인으로 만들었지만 그의 보통 스님과 다른 삶을 대중들에게 받아들이게 하지는 못했다.
직업과 재산의 괴리감이 이런 기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그의 대표작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렇게 잘난 인간 겉과 속이 다르다고 알려진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여러 힘든과정을 거치며 40대를 맞이하였던 2011년의 그가 읽힌다.
매일 생각하고 글로 엮어야지 하던 것들의 많은 것이 짧은 문장의 에세이로 표현되어 있다.
옆에 두고 읽기 참 좋은 책이다.
총 8장을 하나씩 뜯어서 보면
1. 휴식의 장:
숙면과 햇볕은 휴식에서 중요합니다. 사랑하고 기도하세요.
2. 관계의 장:
욕하지 마세요. 닮습니다.
누가 내게 해 주었으면 하는걸 해 주세요. 그럼 돌아옵니다.
나를 낮추면 세상이 나를 높여주고 나를 높이면 세상이 나를 낮춥니다.
깨달음의 정상에 올랐을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결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도 같은 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3. 미래의 장:
타이핑을 배운 다음 자판을 두들기겠다는 사람과 되든 안되든 두들겨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툴러도 시작하세요.
이번 주의 목표를 세우세요.
인생은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았는가로 측정되어야 합니다.
4. 인생의장:
남을 위해 하는 모든 행위는 사실 나를 위해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를 먼저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세요.
지식은 말하려 하지만 지혜는 들으려 합니다.
아무리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가 그것들을 탐하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여겨도 나에게는 사실 별거 아닌 사람일 뿐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승려에게 어떤 명상하지를 묻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승려에게 어느 절 소속인지를 묻습니다.
집중 만하면 전화번호부 책도 재미가 있어요. 지금 삶이 재미가 없는 것은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가도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휴지라도 줍게 됩니다.
추운 나라 나라 사람들은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따뜻하고 화창한 나라 사람들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옳은 말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입니다.
5. 사랑의장:
내 것을 마구 퍼주어도 아깝지 않습니까? 그러면 사랑입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살도록 놓아주는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6. 수행의장:
덜 생각하고 살고 싶다면 마음을 현재에 두세요.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지 마세요.
누군가 나에게 "안돼" 라고 했을때 짜증내거나 싸우지 말고 바로 "예" 하십시오. 저항하면 상황은 변하지 않고 나 자신만 더 힘들어집니다.
알지만 말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힘,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가만히 놔둘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도인입니다.
7. 열정의장:
내가 옳은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같이 행복한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흥미롭게 만들려고 하세요.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입니다.
뭐든 첫 단추를 잘 끼워야지 나중에 잘 바꿔지지 않습니다.
8. 종교의 장:
종교는 허상이지만 교리를 제대로 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믿음은 과대평가되어 있고 실천은 과소평가 되어 있습니다.
부처는 날마다 좋은 날이지만, 중생은 어쩌다 좋은 날이에요.
책 말미에 적어둔 "내가 나를 사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합니다." 라는 말대로 나를 사랑하고 또 같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생각하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
혜민스님이 트위터에 올린 글들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자 이를 모아 낸 책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인데 왜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딱 10년이 흐른 이 시점에서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더불어 10년 쯤 후에 혜민스님이 이런 논란을 스스로 어떻게 극복했는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것이라 다짐했는지에 관해 직접 쓴 에세이집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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