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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독려 문자와 성안동 헌혈의 집

Jeffrey Choi 2022. 4. 20. 09:05

문자가 왔다.

피가 모자란다는 다급한 문자였다.

한달쯤 전에도 이런 식의 문자를 받았다.

 

매번 가던 성남동의 헌혈의 집까지 편도 15분 걸리는데 아무일도 없는데 헌혈만을 위해 다녀오기에는 애매한 거리이다.

주변을 지나갈 일이 있으면 가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성안동에서도 헌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안동의 성안8길 72 주소지에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가 있는데 여긴 헌혈을 하는 곳이 없다.

함월10길 25 주소지는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이 있는데 여기에 헌혈의 집이 있다.

근처에 지날일이 있어 성안동 헌혈의 집으로 찾아갔다.

건물 1층 입구에 9시부터 6시까지 헌혈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11시 45분에 입장해서 2층으로 올라가니 자리 3석이 다 차있었다.

대기자가 없고 별도의 안내자가 없길래 전자 문진을 작성하였다.

 

문진 작성이 다 되어가는데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점심시간이라 1시 이후에 헌혈이 가능하다고 했다.

기분이 상했다.

미리 입구에서 안내를 하거나 점심시간이 있음을 안내문에 적시해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는 1시간 뒤에 오시기 어려우시면 성남동 헌혈의 집은 점심에도 하니 거기서 하시라고 하였다.

 

다른 헌혈의 집에서는 점심을 번갈아가며 먹으며 일을 하는데 피가 부족해서 문자를 보내면서 정작 자기들은 점심먹으러 가야하니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게 그 순간만큼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화를 버럭 낼 수도 없어 미리 안내문에다가 점심 시간을 표시해 두지 그랬냐며 한마디만 하고 나왔다.

그동안 나름 사회에 선한영향력을 위해 헌혈을 해오고 있었는데 직원의 그 한마디에 앞으로 헌혈을 하기가 싫어졌다.

기분까지 나빠가면서 피를 뽑는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 다시 받은 문자였다.

그간 마음은 풀렸고 여전히 성남동은 내려갈 시간이 없었다.

다시 성안동 헌혈의 집으로 향했다.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나올 요령으로 들어갔다.

좁은 공간에 여전히 자리 3석은 다 차있었고 2명의 대기자도 있었다.

시간은 오후 3시경이었다.

문진하고 앉아 있었더니 간호사가 대기자가 좀 있으니 소파에서 편히 기다리시라고 하였다.

 

차례로 헌혈을 마친 사람들이 내려왔다.

나 역시 혈압을 재고 피검사를 한뒤 음료수를 마시며 대기했다.

전혈 400ml 헌혈은 크게 무리없이 이뤄졌다.

15분 앉아 있다가 헌혈의 집을 나오면서 같은 장소에서도 다른 경험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기대하는 서비스가 채워졌을 때의 만족과 납득 안가는 이유로 채워지지 않았을 때의 불만은 종이한장 차이였다.

나의 수고에 많은 가치를 매겼을 때 주위환경에 대한 불만이 커진다는 것을 배웠다.

 

모든 상황을 나의 잘못이 없었는지 부터 묻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생각은 있어도 실천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