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 부터 영어를 배운다.
1997년 7차 교육과정부터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왔는데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육 도입 10년을 맞아 성과분석을 한 결과도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초등학교때 영어를 배우지 않은 2003년 고교 1,2학년(414.5점)과 배운 2006년 고교 1,2학년의 GTEC 점수(459.6점)를 비교해보니 800점 만점에 45.1점이 높았다.
중학교 가서야 영어와 만났던 90년대 초는 영어는 성적을 판가름하는 흔한 교과목 중 하나였다.
발음 보다는 문제내기 좋은 문법 위주였고 영화 '친구'에서 나오는 영어선생님의 일본식 발음이 당연했다.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에 잠시 영어를 접해둔 덕에 중학교에 가서 영어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전혀 사전학습이 안 되어 있던 반 친구들은 영어수업을 앞둔 쉬는시간 마다 내게 와서 문장 아래에 한국말로 발음을 적어달라고 하곤 했다.
고등학교 때는 시내에 위치한 영어 단과학원의 발음이 형편없던 할아버지 선생님의 방학 특강반은 수강자가 몰렸다.
'성문종합영어'를 교재로 해서 문법은 기가 막히게 재밌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영어쓰는 외국인을 볼 일이 없었던 그때와 TV를 틀면 길거리에 나가면 어디서든 외국인을 볼 수 있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다르다.
영어는 문화교육으로 타문화 이해의 수단이다.
영어를 소통을 위한 일상언어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많은 발전이다.
야**라는 영어교육 사이트의 수업을 보니 말하기 훈련이 대부분이다.
문법은 필요시에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아주 바람직한 접근이다.
문법위주의 교육을 받던 시절에 영어를 배운 성인들이 답답해 하는 곳이 어딘지 맥을 정확히 짚고있어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나이 서른 넘어 필리핀을 여행하며 라이스테라스로 유명한 '바나우에' 에서 머물 때가 떠오른다.
산책을 하면서 계단식 논의 두렁사이를 통과하는데 40대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외국인이 이런 곳을 뭐하러 어슬렁거리나 싶었는지 부른다.
"뭐하고 있느냐?"
더듬더듬 영어로 산책한다고 대답하였다.
다른 것 몇가지 더 질문하였는데 계속 시원하게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엉터리 문법으로 대답을 하였다.
이런 내 모습이 나도 답답했다.
참고 있다가 아주머니가 한 말씀한다.
"영어 몇년 배웠냐? 언어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말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해라."
시골에서 평범한 농사짓는 아주머니에게서 유창한 영어가 나오는 것이 놀라웠다.
더불어 그녀에게서 이런 지적을 받을 줄은 생각을 못 했다.
영어는 일상에 쓰는 말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던 한국의 영어교육환경과 거기 길들여진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이제 이런 교육을 일본의 잔재라고 핑계대기에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아직 영어에 아쉬움이 남아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생활회화와 듣고 말하기 중심의 영어를 하여야 겠다.
이제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접하게 하여야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5세 아이(박나은)가 한국어 독일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쓰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스펀지 같은 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굿모닝팝스의 진행자였던 오성식 선생님도 늦어도 초등학교 4학년 쯤에는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낼 생각을 하기 전에 부모가 집에서 같이 영어 공부를 하고 일상 대화를 영어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어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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