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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검성 쥬베이의 닌자수첩 _수병위인풍첩 용보옥편

Jeffrey Choi 2021. 6. 15. 11:43

1993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수병위인풍첩(獸兵衛忍風帖 쥬베이닌푸쵸)'을 보면 화끈하다.

여주인공의 노출도 꺼리지 않는 19금의 액션은 언제 시간이 간지 모르게 영화를 끝까지 긴장감있게 몰고간다.

 

아직 칼을 들고 다니는 1600년대 말, 170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서양식 복장과 무기를 선보이며 전통 검객과 변종 무기를 사용하는 적들의 대결이라는 환타지를 충족한다.

2003년에 나온 '수병위인풍첩 용보옥편(龍宝玉篇)'은 영화의 후속편격인 TV애니메이션이다.

총 13화로 가면라이더 각본가로 유명한 이노우에 토시키가 각본을 쓰고 기동전함 나데시코를 연출한 사토 타츠오가 감독하였다.

이런 구성임에도 영화를 보고 그 호쾌함을 기대하고 온 시청자에게는 실망스런 작품이다.

 

여주인공 시구레는 주인공이라는 말을 붙이기 무색하게 아무 힘도 없어 거의 매화마다 적들에게 위기를 맞이한다.

여행길에 얼떨결에 남자대남자의 부탁으로 용보옥을 잘 지키고 있다가 주인에게 돌려주는 임무를 맡아버린 쥬베이도 이해가 어렵다.

지나가는 신의에 끝까지 귀찮은 일에 일일이 끼어들어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호쾌하다기보다는 안 되어보인다.

타쿠앙 노승은 뭔가를 숨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상은 별거 없었고 무예를 자랑할만한 에피소드도 없어서 역할이 싱겁다.

츠부테라는 젊은 도둑은 웃기지도 즐겁지도 않은 깍뚜기 정도에 그친다.

타쿠앙, 츠부테, 시구레

줄거리는 음지에서 살던 무후우(無風)를 필두로하는 히루코(ひるこ)라는 집단이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기 위해 고대 조상들이 숨겨놓은 막대한 재화를 찾아나선다.

무후우

용보옥은 그 재화가 숨겨진 곳을 알려주는 단서이다.

용보옥

보옥을 노리는 다른 집단인 귀문중(鬼門衆키몬슈)은 여러 괴수를 보내어 보옥을 탈취하고 시구레를 납치하려한다.

귀문중 소속 괴수들과 쥬베이의 명성을 보고 찾아온 적수들을 쥬베이가 모조리 무찌르며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용보옥 10편에서 시구레는 귀문중의 수장 야미도로(闇泥)에게 잡힌다.

야미도로

이후 배를 타고 귀문중을 쫒는 쥬베이 일행에게 보옥을 노리는 야규렌야(柳生連夜)와 그 패거리가 함께 한다.

야규렌야

큐슈의 용암이 끓는 화산에서 용의보옥을 사용하여 빛의 무녀의 기억을 끌어내고 시구레는 과거의 자신과 마주한다.

보물이 숨겨진 지하로 내려가면서 보물을 둘러싼 귀문중과 히루코, 야규간의 싸움이 격화된다.

그사이 시구레는 옥좌에 앉아있는 과거의 자신인 빛의 무녀에게 지니고 있던 피리를 전달하며 지금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을 한다.

빛의 무녀가 힘을 버리는 쪽으로 택하자 용암이 들끓는 지하는 무너져내린다.

싸우고 있던 무후우와 야미도로 역시 무녀의 이런 선택에 겉껍질을 벗고 히루코의 피가 여기서 끊어진다며 마주보고 웃으며 최후를 맞이한다.

 

빛의무녀의 역할을 버린 시구레는 츠부테 등과 함께 밭을 일구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있다.

시구레가 하늘을 보며 '어딜 가든 하늘은 하늘 사람은 사람'이라고 읊는다.

장면이 바뀌며 언덕에서 쉬며 하늘을 보던 쥬베이 역시 다시 여행을 떠나며 '어딜 가든 하늘은 하늘 사람은 사람'이라 중얼거린다. 

'수병위인풍첩 용보옥편'을 보면서 몇번을 졸았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당대 무서울 자가 없는 방랑검객의 이야기는 여전히 매력이있다.

20주년 기념으로 좀 더 치밀한 스토리와 활약이 담긴 후속편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