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동부 도시 무르시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지중해 연안 마르 메노르는 삼각형 모양의 육지에 둘러싸인 바다이다.
유럽 최대의 바닷물 석호로서 맑은 물과 바람으로 유명한 휴양지이다.
'부엘타 아 에스파냐' 라는 유럽 최대 자전거 대회가 열리던 지난 8월 21일 이 지역 주민들은 마르 메노르를 살려달라는 피켓 시위를 하였다.
최근 마르메노르에서는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하였기 때문이다.
물속에는 죽은 해초와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그 이유는 주변 농장과 밭에서 쓰는 농업비료가 석호로 흘러 들면서 영양분이 과다해지고 이것이 여름철 높은 온도에서 각종 조류(특히 남조류)의 먹이가 되어 다량 증식되는 녹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식물플랑크톤인 조류는 물벼룩 등 동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는데 짧은 시간 대량 증식으로 인해 남조류가 가진 냄새 물질과 독소가 퍼지게 된다.
녹조가 퍼지면서 태양광이 물속으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뿐더러 증식하면서 대량으로 물속 산소를 소모하기에 물속 동식물들은 폐사하게 된다.
마르 메노르 석호는 2016년에 이미 수중 초지의 85%가 사라진 죽은 바다가 되었다.
계속해서 비료가 유입되고 있어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휴양지로서의 기능을 잃은 10만명의 바닷가 주민들은 계속 하락 하는 집값과 줄어드는 휴양객으로 인해 생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문제는 마르 메노르 석호에 국한 되지 않는다.
지중해 바다는 호수와 같아서 아직은 건강하지만 지구 평균 바다물 보다 20%정도 빨리 더워지고 있다.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고대 해양식물인 포시도니아는 아마존 숲의 15배의 탄소 포집능력을 가져 기후변화의 파수꾼이라고 불린다.
이 식물 군락은 지중해와 호주 남해안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최근 지중해 바닷물 온도가 29도를 넘어가는 날이 잦아지면서 군락이 파괴되고 있다.
아직은 석호밖의 지중해 바다는 이와 반대로 수중 시야가 10m 이상 확보된 깨끗한 바다이다.
지구 온난화와 인간이 흘려보내는 각종 물질은 이런 바다를 지금도 죽이고 있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UN기후변화 총회에 어떤 해법이 나올지 전세계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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