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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그룹 모라토리움 사태

Jeffrey Choi 2022. 1. 31. 06:42

헝다그룹(이하 헝다)은 1996년에 설립된 중국의 건설사이다.

광동성 선전시에 본사가 있고 2020년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가 1위였으며 2021년 기준 포춘에서 선정한 글로벌 122위 기업에 올라있었다.

헝다그룹본사

장쩌민(강택민) 집권시절 부터 중앙 뿐아니라 각 지역 공산당과의 유착관계를 형성하여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해 토지를 구입하여 상가와 아파트를 건설하며 성장하였다.

상하이 도심

중국의 시장규모가 한국과 비교 되지 않는 만큼 성장은 눈부셨고 이로인해 헝다의 쉬자인 회장은 사업한지 20년만인 2017년에 중국 15억에 달하는 사람 중 제 1위의 부자가 되었다.

쉬자인 헝다그룹회장

모기업인 헝다부동산(건설) 아래로 자회사로는 헝다자동차(전기차), 헝다물업(부동산관리), 헝다어린이월드(테마파크), 헝다헬스케어(노인보호), 헝텅네트워크(OTT서비스), 헝다하이테크(인공지능), 팡처바오(스마트홈), 헝다빙천(식품음료), 헝다생명(보험) 등이 있다.

헝다 테마파크 조감도

하지만 부동산 호황에 힘입은 문어발식 확장의 결과 헝다는 2015년 부터 자금 경색을 겪더니 2021년 9월에는 360조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금융당국은 몇년 전부터 삼도홍선(三道红线)이라고 하여 선수금을 제외한 부채비율이 70% 이상, 순부채비율이 100% 이상, 단기부채가 자본금을 초과 하는 기업에 대해 대출을 연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헝다는 정부가 주는 사인과 반대로 현금성 자산으로 부동산을 더 사들이면서 금융기관과 정부에 찍혔고 대출을 더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중국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국유은행 대출 회수 등의 규제를 하였고 헝다를 포함한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빠진것이다.

이로인해 2021년 9월까지 중국 내 270여개의 부동산 기업들이 파산하였다.

 

헝다가 어마어마한 부채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부동산부터 금융상품까지 줄줄이 손해를 입자 헝다가 판매한 상품에 투자하여 원금마저 손실을 본 중국인들은 헝다 본사로 몰려가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항의를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에서는 헝다 붕괴는 중국 금융시스템에 큰 도전이라고 하는 등 헝다의 파산은 중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헝다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고 정부의 지원이 없다는 것을 못 박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헝다 위기에 대해 경영을 제대로 못하고 맹목적 확장을 하면서 비롯되었다며 단기적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 정상적 융자 기능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성명을 발표하였다.

 

헝다는 당장 수익이 나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역외채권 이자 지급을 멈췄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의 채권을 상환불가능 등급인 C로 강등하였다.

결국 헝다물류의 주식 51%를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허성촹잔그룹에 매각하기로 하였다.

헝다는 11월 10일 가까스로 이자를 지급해서 위기를 모면하였고 최대주주인 쉬자인 회장은 주식 12억주를 매각하고 헝다자동차의 미개발 공장부지 266 제곱미터를 정부에 반환하였다.

 

자구적 노력에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에 허덕이는 헝다가 12월 3일 심야시간에 홍콩 증권거래소에 디폴트 위기 상황을 기습공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헝다의 긴급게시물

 

12월 6일에는 결국 홍콩 항셍지수에서 퇴출되었고 12월 28일에는 2개의 달러 채권의 이자 2억 5520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하였다.

22년 1월에는 기존 사옥을 비우고 선전 내 회사 보유의 다른 건물로 이사하였다.

 

중국 정부는 더이상 대마불사를 믿고 덩치를 불리는 기업에 대해 자비를 베풀 마음이 없다.

이로 인해 중국 부동산은 경색을 맞을 것이고 이것은 주변국인 한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헝다그룹은 갈갈이 찢겨 해체가 될 가능성이 높고 헝다를 믿고 투자하거나 부동산과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중국 전지역 200여곳의 헝다의 공사현장 중 2곳만 살펴본다. 

첫째는 동북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 선양이다.

이곳의 미완공 주택은 4년째 돈이 없어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더이상 진행될 희망도 사라졌다.

그들은 1인당 평균 8천만원을 투자하였지만 시공사가 바뀌면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그냥 떠나야 한다.

선양의 짓다만 주상복합건물

둘째는 하이난의 하이화다오이다.

이곳은 헝다가 주관하여 만들고 있는 하이난의 꽃 부겐빌레아를 형상화한 주거, 위락 시설이다.

여의도의 2배가 달하는 이곳 역시 개발이 멈춰버렸다.

중국 하이난성 하이화다오

총 분양대금만 1조 4천억원이 넘는 18층 높이의 2,700가구의 아파트는 헝다 부채 위기로 인해 외관만 완성한 채 공사가 멈춰있다.

공사중단 아파트

이런 공사들이 멈춰버린 다른 원인은 지방 관료들과의 유착관계가 끊어진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단저우시 당서기 등 시 고위 관료가 낙마하면서 헝다의 뒷배가 사라졌고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더이상 꽌시가 작동할 수 없게 되면서 희망도 사라졌다.

 

현재 분양이 완료된 7만여 가구 역시 헝다가 아파트를 저당잡힌 바람에 소유자들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헝다 주택구매자의 눈물

헝다가 짓던 건물을 정당하게 사서 입주예정이던 사람들은 중국 정부에서 헝다의 청산절차를 밟으면 모두 쫒겨나가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2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대마불사와 부동산 불패는 한낱 꿈이며 일당 독재 국가에서의 사업은 언제 어떻게 망할 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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