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조카의 돌을 맞아 처남집에서 처가식구 모여서 식사를 하였다.
평소 주중 1일 이상은 함께 밥을 먹기 때문에 장소가 바뀐 것 뿐 그렇게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사실 아이는 4월 22일 생으로 주말에 맞춰 모인다고 돌 축하가 조금 늦었다.
이번 주 내내 처조카가 가래가 끓고 기침을 하더니 급기야 체온도 올라 장인, 장모님께서 보살폈다.
우리 아이가 돌 바로 전에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그 맘때는 다 그렇다고 무덤덤했지만 부모의 마음은 조마조마 하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순금 돌반지를 준비하지 못 하여 돈을 챙겨주었는데 어찌되었건 처조카는 돌반지 하나 없는 아이가 되었다.
오기전에 돌잔치 이후 처음으로 본 우리 아이의 돌반지 통에는 순금 팔찌하나에 반지가 3개가 있었다.
우리 부부의 경우 금반지에 의미를 두지 않다보니 별 생각이 없다.
7시가 좀 넘어 도착하여 차려진 상 앞에 앉았다.
잡채, 두부튀김, 꼬막, 함박스테이크, 갈비찜 등으로 푸짐하게 상이 차려져있었다.
식사전 돌맞이 떡으로 케익을 만들어 생일 축하노래를 불러줬다.
바로 돌잡이가 이어졌다.
처남이 쟁반에 실, 필기구, 돈, 장난감공 등을 담아서 꺼내놓았다.
그걸 본 아이가 뚝딱 물건하나를 잡았다.
그것은 바로 장난감 '청진기' 였다.
4년쯤 전인 우리 아이는 리허설에서 비행기를 잡았다가 실전에서는 '마우스'를 잡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하는 돌잔치 초대문자는 받은 기억이 없다.
뷔페 홀에서 사회자까지 모시어 떠들썩하게 하던 행사는 어느새 기억 저편에 있다.
이제는 가족끼리 모여 축하해주는 것이 대부분이고 요즘 세대는 돌반지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나 어릴 때는 돐이라고 불렀고 한복을 입고 전통 상앞에서 하던 돌잔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미가 상당히 달라졌다.
아이의 생존을 축하하던 잔치에서 저출산 시대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는 잔치가 되었다.
장수를 축하하던 '환갑' 잔치가 요즘에는 생략되는 것에 비하면 2020년 기준 가임여성 합계출산율 0.84인 시대로 인해 돌잔치는 잔존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돌잡이 품목도 실(무병장수), 대추(자손번창), 쌀(부자), 붓(학자), 활(군인) 등을 놓았었는데 요즘은 마이크, 법봉, 계산기, 마우스, 카메라 등 요즘 선호하는 직업과 직접 연관된 물품들이 많이 나온다.
실이나 대추는 현 시대에는 큰 의미가 없다보니 돌잡이 상에 올리지 않기도 한다.
예상컨데 스마트폰을 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폰을 올려놓으면 백이면 백 그것을 집지 않을까 싶다.
국조보감에 정조15년 궁중에서 돌잔치를 행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뿌리깊은 풍속인 돌잔치의 미래는 가정에서 조촐히 지내는 형태로 남지 않을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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