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위치한 국가이다. 근대까지 존재한 오스만투르크 제국이라는 강국의 심장에 위치한 국가라 자부심도 강하다.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은 이런 내용을 슬쩍 언급한다. 베네치아 공국의 막강한 부를 바탕으로한 문화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애써 부정하는 세밀화가들의 생각들이 소설에 녹아있다. 자신의 힘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에니시테에게 그림책 제작을 일임한 술탄을 통해서도 강성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은 술탄의 의뢰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질투와 갈등을 흥미롭게 엮어내었다. 극동에 위치한 우리는 알지 못하는 문화경계권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갈등을 대신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외국 서적이 그렇듯 주인공 격인 세큐레(26세)와 주변인물의 이름과 관계 파악..